■ 미납요금
우편함에 잔뜩 쌓였어
밀린 미납요금 고지서
바쁘다고 미루다보니
연체료도 붙어버렸어
네가 준 짜릿함은 전기세
네가 흘린 눈물은 수도세
네가 준 따뜻함은 가스비
네가 베푼 관심은 관리비
그동안 네가 준 모든 사랑들
난 당연하다 생각했어
미안해 한 번에 싹 갚아줄게
조금만 더 기다려줘
사랑해 다시는 밀리지 않을게
그때 그때 그때 표현할게
■ 가사 소개
오피스텔의 밀린 관리비 3달 치를 한꺼번에 내면서 관리비 세부 내역을 보는 순간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쓴 노래다.
■ 가사 분석
우편함에 잔뜩 쌓였어
밀린 미납요금 고지서
바쁘다고 미루다보니
연체료도 붙어버렸어
▶ 벌스: 전반부인 벌스에서 보조관념인 미납요금 고지서의 특징이 나온다. 미납요금과 비슷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받기만 하고 갚지 못한 사랑이 떠오른다. 이것이 원관념이다. 보조관념은 소재에 원관념은 주제에 해당한다. 원관념에서 보조관념을 찾는 것보다 보조관념에서 원관념을 찾는 것이 쉽고 빠르다.
네가 준 짜릿함은 전기세
네가 흘린 눈물은 수도세
네가 준 따뜻함은 가스비
네가 베푼 관심은 관리비
그동안 네가 준 모든 사랑들
난 당연하다 생각했어
▶ 프리코러스: 전환부인 프리코러스에서 보조관념과 원관념의 공통점을 대응시켰다. 처음에는 보조관념의 속성에서 원관념의 속성을 연결한다. 짜릿함은 전기세에, 눈물은 수도세에 대응한다. 더 이상 생각이 나지 않으면 반대로 원관념의 속성에서 보조관념의 속성을 연결한다. 따뜻함은 가스비에, 관심은 관리비에 해당한다. 1, 2행과 3, 4행은 각각 ‘-세’와 ‘-비’로 라임을 맞췄다.
미안해 한 번에 싹 갚아줄게
조금만 더 기다려줘
사랑해 다시는 밀리지 않을게
그때 그때 그때 표현할게
▶ 코러스: 후반부인 코러스에서 원관념인 사랑이 직접적으로 등장한다. 한 번에 싹 갚아주고 밀리지 않을 것은 미납요금뿐만이 아니다. 연체료가 붙기 싫으면 사랑도 그때그때 표현해야 한다. 이처럼 이 노래는 전반부는 보조관념(미납여금), 후반부에 원관념(사랑), 전환부에 공통점(전기세 등)이 드러나는 구조로 되어 있다.
■ 2개의 렌즈
구체적인 비유를 하려면 보조관념과 원관념의 범위를 좁혀야 한다. 이때 현미경처럼 2개의 렌즈가 필요하다. 하나는 전체를 세분화하는 ‘범위 제한’이라는 렌즈이고, 다른 하나는 앞에 수식어를 붙이는 ‘속성 제한’이라는 렌즈다. 예를 들어 ‘나’를 책상 위에 있는 사물에 비유해 보자. ‘연필 전체’보다 ‘연필심’이 좋다(범위 제한). 또한, 그냥 연필심보다 ‘부러진 연필심’이 좋다(속성 제한).
보조관념의 범위를 ‘연필’에서 ‘연필심’으로 좁히는 순간, 원관념의 범위도 ‘나’에서 ‘나의 마음’으로 좁혀진다. 한편, 보조관념의 속성을 ‘연필심’에서 ‘부러진 연필심’으로 좁히는 순간, 원관념의 속성도 ‘나의 마음’에서 ‘꺾인 나의 마음’으로 좁혀진다. 이처럼 보조관념과 원관념을 ‘범위’와 ‘속성’으로 제한하면 이전에는 안 보이던 공통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미납요금’을 범위 제한 렌즈로 좁히면 세부 내역인 전기세, 수도세, 가스비, 관리비이다. 한편 속성 제한 렌즈로 좁히면 ‘갚지 못한 요금, 연체료가 붙은 요금, 납부일이 지난 요금’이 된다. 이렇게 소재를 2개의 렌즈로 좁혀서 원관념(사랑)과 일대일로 대응시키는 것 만으로도 한 편의 가사를 쓸 수 있다.
□ 너는 왼손으로 그린 별 하나 _아이유, 「셀러브리티」
서툴지만 개성 있는 ‘너’라는 존재를 ‘왼손으로 그린 별’에 비유했다(속성 제한). 상대를 별에 비유하는 노래는 많다. 그러나 ‘왼손으로 그린 별’에 비유한 노래는 하나다.
□ 사는 동안에는 못 볼 거에요 저기 어둠 속 달의 뒷편처럼 _성시경, 「외워두세요」
달 전체가 아니라 ‘달의 뒷면’이다(범위 제한). 그냥 달의 뒷면이 아니라 ‘어둠 속 달의 뒷면’이다(속성 제한). ‘다시는 볼 수 없다’라는 평범한 말을 제한된 비유로 표현했다.
□ 거꾸로 솟는 눈물아 _지코, 「풍선」
파티가 끝나고 난 후 천장에 붙어있는 풍선을 보며 느끼는 공허함을 ‘거꾸로 솟은 눈물’에 비유했다(속성 제한). 풍선과 눈물은 모양도 닮았다.
■ 함수 대응 구조
보조관념과 원관념을 대응시킬 때 ‘함수 대응 구조’를 떠올리자. X는 보조관념이고 Y는 원관념이다. X 안에는 보조관념의 속성을 적고, Y 안에는 원관념의 속성을 적는다. 양쪽 집합에서 구성요소가 남지 않도록 1대 1로 대응시킨다.
■ 낡은 집
비듬이 떨어지는 벽에는 검버섯이 피었다
앙상한 기둥은 골다공증 걸린 빈약한 다리
먹먹하게 죽은 창문은 이미 초점을 잃었다
풍화작용으로 스러지는 어머니의 어머니
▶ 요양원의 할머니를 낡은 집에 비유한 글이다. 먼저 낡은 집을 벽, 기둥, 창문으로 분할하고 할머니와 일대일 대응시킨다(범위 제한). 이때 그냥 벽이 아니라 ‘비듬이 떨어지는 벽’, 그냥 기둥이 아니라 ‘앙상한 기둥’으로 보조관념을 구체화한다(속성 제한).
페인트가 낡아서 떨어진 벽은 검버섯이 핀 피부에, 항상하게 철골이 드러난 기둥은 골다공증에 걸린 야윈 다리에, 깨진 창문은 초점을 잃은 눈동자에 각각 대응한다. 전체적으로 ‘노화’를 ‘풍화작용’으로, 할머니를 ‘어머니의 어머니’로 낯설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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