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강 라임으로 리듬감 살리기

카피라이터 출신 작사가가 알려주는 작사법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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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16, 2025
21강 라임으로 리듬감 살리기

■ 노이즈캔슬링

 

번호는 묻지 말아줘

하나도 들리지 않아

너 빼곤 모두 노이즈

들어봤자 고막 테러

 

멀리서 다가오는 너의 모습

The Bluetooth Is Connected

 

Noise Canceling, Noise Canceling

내 귀엔 너만 들려 My Darling

Noise canceling, Noise Canceling

내 눈엔 너만 보여 Bling Bling Bling

 

■ 가사 소개

 

노이즈캔슬링이 되는 무선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면 주변 소음이 들리지 않는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면 다른 사람의 유혹은 불필요한 노이즈에 불과하다.

 

■ 가사 분석

 

번호는 묻지 말아줘

하나도 들리지 않아

너 빼곤 모두 노이즈

들어봤자 고막 테러

 

▶ 벌스: 노이즈캔슬링이 된 것처럼 다른 이성의 목소리는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노이즈캔슬링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작용도 보조관념이 될 수 있다.

 

멀리서 다가오는 너의 모습

The Bluetooth Is Connected

 

▶ 프리코러스: ‘너’의 모습이 보이는 짜릿한 순간을 블루투스 연결에 비유했다. ‘The Bluetooth Is Connected’는 전자기기가 블루투스에 연결되었을 때 나오는 안내 음성이다.

 

Noise Canceling, Noise Canceling

내 귀엔 너만 들려 My Darling

Noise canceling, Noise Canceling

내 눈엔 너만 보여 Bling Bling Bling

 

▶ 코러스: Canceling, Darling, Bling으로 라임을 맞췄다. ‘-ing’가 각운으로 반복되면서 발음이 몽글몽글하고 사랑스러운 느낌을 준다.

 

■ 라임 맞추기

 

라임(Rhyme)이란 비슷한 위치에 비슷한 소리를 배치해서 리듬감을 나타내는 것이다. 현대 음악에서는 주로 랩 장르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꼭 랩이 아니라 아이돌 음악 등에서도 라임을 맞추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BTS의 「잡아줘」에서 ‘그냥 다 지고 볼 걸 왜 난 따지고 봤을까’에서 ‘다 지고’와 ‘따지고’으로 라임을 맞추었다.

 

오늘은 득템했어

하얀 드레스 셔츠

얇은 니트 가디건

가벼운 치노 팬츠

 

오펜의 「지름신」의 벌스다. 1행과 3행의 마지막 음절의 모음은 ‘ㅓ’이다. 또한 2행과 4행의 마지막 음절은 ‘츠’이다. 이는 쓰다 보니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라임을 맞추려고 의도적으로 음운과 단어를 배치한 것이다. 각 행의 글자 수도 거의 비슷하다.

 

라임에는 두운, 요운, 각운이 있다. 두운은 앞부분의 소리를 맞추는 것이고, 요운은 가운데 부분의 소리를 맞추는 것이고, 각운은 끝부분의 소리를 맞추는 것이다(예: 셔츠/팬츠). 높임법에 따른 어미가 발달한 한국에서 라임은 대부분 각운을 의미한다.

 

라임을 맞출 때 완전히 똑같은 음절일 필요는 없다. 비슷한 소리도 허용된다. 라임은 흔히 언어유희를 동반한다(예: 달려가자 같이/달성하자 가치). 특히 모음 운을 넣으면 겉으로 티 나지 않게 자연스러운 리듬감을 표현할 수 있다(예: 좋은 것만 로스만, 술이 들어간다 울트라칸)

 

단, 라임에 지나치게 집착해서 라임에 내용을 맞추면 안 된다. 라임은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각인시키기 위한 표현 방법에 불과하다. 라임 때문에 의미전달이 어려워지면 주객이 바뀐 것이다. 내용과 라임이 상충할 때는 과감하게 라임을 포기하는 것이 낫다.

 

전문적인 작사가나 카피라이터가 아니라면 적절한 라임을 즉시 떠올리는 것이 힘들 수 있다. 그럴 때는 사색하지 말고 검색하라(이 문장에도 라임이 사용되었다). 다음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라임 사이트다. 이외에도 구글에서 ‘라임(Rhyme)’으로 검색하면 다양한 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다.

 

한국어 라임 검색기: https://korhyme.recu3125.com

라임 노트(한글/영어): http://rhymenote.com

워드로우(끝나는 말/시작하는 말): https://wordrow.kr

 

■ 시간의 바깥

 

서로를 아 기울어진

소원을 아 차오르는

하려다 괄호 속의

이제야 음 음 음

어디도 지 않는 나의

(중략)

이 차게 을 추겠어

낮에도 지 않은 나의

끝없는 남겨진

어떨까 나와 같을까

 

▶ 아이유의 미니 5집에 수록된 「시간의 바깥」은 라임이 잘 맞는 가사로 유명하다. 그래서 유명 래퍼들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래퍼가 아닌 아이유를 국힙 원탑으로 뽑기도 한다.

 

■ 데모

 

심장은 뛰는데 말이 안 나와

멋진 표현은 혀끝에 맴돌아

뭐라고 말하는데 내용은 없어

역시나 오늘도 거절당했지

 

이렇게 그녈 사랑하는 데도

내 고백은 떠도는 데모

아무리 내 맘을 전한 데도

그년 내 맘을 몰라주는데, 뭐

 

올라올라 슈비두왑 비비디 바비디 부

누가 내 심장에 가사를 붙여 줘

올라올라 슈비두왑 비비디 바비디 부

누가 내 사랑에 꽃을 달아 줘

 

▶ 항상 그녀에게 거절당하는 고백을 기획사에 매번 거절당하는 데모곡에 비유한 노래다. ‘올라올라 슈비두왑 비비디 바비디 부’로 무의미한 더미 가사를 표현했다. ‘데도-데모-데도-데, 뭐’로 이어지는 언어유희로 라임을 살린 부분에 주목하자.

 

■ 라임시 쓰기

 

인터넷에 ‘라임시’를 검색해 보면 재미있는 작품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다음은 그중 하나인 「오렌지」라는 라임시다. 다양한 문장부호로 감정을 표현한 점이 흥미롭다.

 제목: 오렌지

고백을 받아온 게 얼마나 오렌지.

솔로로 살아온 게 얼마나 오렌지?

친구로 지내온 게 얼마나 오렌지!

혼자서 좋아한 게 얼마나 오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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