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강 신체 반응, 인과 뒤집기

카피라이터 출신 작사가가 알려주는 작사법으로 카피라이팅
오펜's avatar
Apr 15, 2025
5강 신체 반응, 인과 뒤집기

■ 지름신

 

오늘 득템했어 하얀 드레스 셔츠

얇은 니트 가디건 가벼운 치노 팬츠

용돈으론 부족해 이번 달은 아껴야 해

어쩔 수 없지 뭐 당분간 입던 거 입자

 

쇼핑 중독이었던 내가

너에게 꽂혀버렸어

 

어머 이건 질러야해

또 지름신이 강림하고 있어

어머 이게 웬일이야

장바구니에 남자옷만 가득해

 

■ 가사 소개

 

인터넷 쇼핑을 하다가 떠오른 노래다. 여자가 사랑에 빠지면 하는 대표적인 행동이 남자친구 옷 사주기다.

 

■ 가사 분석

 

오늘 득템했어 하얀 드레스 셔츠

얇은 니트 가디건 가벼운 치노 팬츠

용돈으론 부족해 이번 달은 아껴야 해

어쩔 수 없지 뭐 당분간 입던 거 입자

 

▶ 벌스: 사랑에 빠진 선행사건에 대한 반응으로 쇼핑을 한다. 벌스에서는 쇼핑을 좋아하는 화자가 자기 옷을 사는 것처럼 묘사한다(미스디렉션). ‘셔츠’와 ‘팬츠’로 라임을 맞췄다.

 

쇼핑 중독이었던 내가

너에게 꽂혀버렸어

 

▶ 프리코러스: 사실 화자가 꽂힌 것은 쇼핑이 아니라 ‘너’였음이 드러난다. 정서는 벌스를 한 문장으로 요약한 것으로서 벌스처럼 행동한 이유에 해당한다.

 

어머 이건 질러야해

또 지름신이 강림하고 있어

어머 이게 웬일이야

장바구니에 남자옷만 가득해

 

▶ 코러스: 미친 듯이 지르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장바구니에 남자 옷만 가득하다(반전). 쇼핑중독인 화자가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을 무의식적인 행동으로 표현했다.

 

■ 무의식적 신체 반응

 

진심은 무의식적인 신체 반응을 통해 드러난다. 심장 박동, 땀 분비, 동공 크기 등 불수의적인 신체 반응은 의지로 조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 핑돎

 

북한에서 파는 담배는 독할수록 인기가 높다. 시장에서 한 할머니가 골판지에 ‘핑돎’이라고 써서 장사를 잘 했다. 독한 담배를 피면 머리가 핑 도니까. 이를 본 옆집 할머니도 이렇게 썼다. ‘전신주 붙잡고 5분’

 

□ 피꺼솟

 

크게 분노했을 때 쓰는 표현으로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다’의 줄임말이다. 인터넷 유행어에는 신체 반응을 재미있게 표현한 말이 많다. 안습, 광대승천, 잇몸이 마른다 등.

 

□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

 

너무 매우면 어떤 신체반응이 올까? 사나이도 눈물을 흘린다. 젠더 이슈 때문인지 최근 ‘인생 울리는 신라면’으로 바꾸었는데 인생이 우울할 것 같은 부정연상이 생겼다.

 

□ 초밥 먹을 생각에 가슴이 뜁니다

 

초밥집 상호다. 초밥이 맛있으면 어떤 신체 반응이 올까? 가슴이 뛴다. 신체 반응은 감정을 생동감 있게 표현할 수 있다.

 

■ 흔들다리 효과

 

심리학에는 흔들다리 위에서 사랑을 고백하면 성공 확률이 약 2배 이상 높아진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흔들다리 위에서 고백을 받으면 두려움 때문에 심장이 뛰는데(무의식적 신체반응), 이를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뇌가 착각을 하기 때문이다. 원인이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가 원인을 초래한다.

 

■ 인과 뒤집기

 

인과 뒤집기란 원인과 결과를 거꾸로 뒤집어서 결과에서 원인을 도출하거나, 쌍방향 인과를 모두 긍정하는 것이다. 원인과 결과는 뒤집어도 말이 된다. 대개 마음이 원인이 되고 행동이 결과가 되지만, 때로는 흔들 다리 효과처럼 행동이 원인이 되어 마음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 보고 싶어 신기하고 신기해서 보고 싶고 _어쿠스틱 콜라보, 「묘해, 너와」

 

좋아해서 발생하는 결과를 원인으로 뒤집어 보자. 보고 싶어서 잠이 안 오고, 잠이 안 올수록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 멋있어서 좋아하는 게 아니야 좋아하니까 멋있는 거지 _유이카, 「좋아하니까(Sukidakara)

일단 상대를 좋아하게 되면 사소한 부분도 모두 멋있게 보인다. 사랑의 본질을 인과 뒤집기로 절묘하게 표현했다.

 

□ 사랑해서 헤어질 수 있다면, 헤어져도 사랑할 수 있잖아 _신승훈, 「사랑해도 헤어질 수 있다면」

 

사랑해서(원인) 헤어진다(결과). 이를 거꾸로 뒤집으면 헤어져서(원인) 사랑한다(결과). 헤어지면 그동안 몰랐던 사랑을 깨닫게 되고 더욱 보고 싶어진다.

 

□ 기분이 좋아서 휘파람을 부는 것이 아니라, 휘파람을 불면 기분이 좋아진다

 

마음과 행동은 거꾸로 뒤집어도 성립한다. 휘파람을 불면 자기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다. 특별한 날 와인을 따는 것이 아니라 와인을 따는 날이 특별한 날이다

 

□ 복이 와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면 복이 온다

 

복이 오면 당연히 웃음이 나온다. 그러나 복이 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잘 웃어야 한다. 웃어야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고, 좋은 기회도 얻을 수 있다.

 

□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교보문고의 카피다. 사람은 책을 만들지만, 책은 그것을 읽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든다. 원인과 결과과 동등할 경우 쌍방향 인과를 긍정한다.

 

□ 처음에는 내가 습관을 만들고 나중에는 습관이 나를 만든다

 

처음 습관을 익히는 것은 힘들지만 익숙해지면 나중에는 무의식적으로 할 수 있다. 운동, 독서, 청소 등 작은 습관들이 모여 ‘나’라는 존재를 만든다.

□ 처음에는 내가 꿈을 이끌고 나중에는 꿈이 나를 이끈다

 

자기계발서에 자주 보이는 문구다. 성공학의 본질은 원인과 결과의 대칭적 관계를 인식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을 ‘끝에서 시작하라’등의 역설적 표현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 내가 세상을 향해 달려가면 세상도 나를 향해 달려온다

 

모든 결과는 결과로 끝나지 않는다. 다시 시작점에 영향을 주어서 더 큰 결과를 끌어낸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것은 복리(複利)로 증가한다. 좋은 것은 물론 나쁜 것도 마찬가지다.

■ 채널 구독

아래 ‘채널 구독’ 버튼을 클릭하시고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시면, 오펜에서 작사한 모든 가사를 발매된 음원으로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Share article

카피라이터의 작사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