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역설 속에 숨은 2개의 기준

카피라이터 출신 작사가가 알려주는 작사법으로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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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15, 2025
8강 역설 속에 숨은 2개의 기준

■ 익숙한 듯 낯선 듯

 

나 네게 하고픈 말이 있어

그래도 다 하진 않을 거야

아껴둔 초콜릿 상자처럼

하루에 하나씩 꺼낼 거야

 

내가 너무 서두르면

부담이 될 것 같아

해처럼 달빛처럼

조금씩, 다가갈 거야

 

아침이면 내려오는 해처럼

밤이 되면 내려오는 저 달빛처럼

익숙한 듯 낯선 듯

영원히 사랑할 거야

 

때가 되면 내려오는 비처럼

밤하늘에 반짝이는 저 별빛처럼

익숙한 듯 낯선 듯

영원히 사랑할 거야

 

■ 가사 소개

 

‘익숙한 듯 낯선 듯’이라는 역설적 표현을 통해, 편안하면서도 늘 새롭게 다가오는 사랑을 표현했다.

 

■ 가사 분석

 

제목: 익숙한 듯 낯선 듯

 

▶ 역설 속에는 2개의 기준이 숨어있다. 변함없이 사랑하므로 익숙하지만(기준1), 매번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하니까 낯설다(기준2).

 

나 네게 하고픈 말이 있어

그래도 다 하진 않을 거야

아껴둔 초콜릿 상자처럼

하루에 하나씩 꺼낼 거야

 

▶ 벌스: 사랑의 말을 미리 다 해버리면 나중에 정말 소중한 순간에 해 줄 말이 없다. 아껴둔 소중한 사랑을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차용한 ‘초콜릿 상자’에 비유했다.

 

내가 너무 서두르면

부담이 될 것 같아

해처럼 달빛처럼

조금씩, 다가갈 거야

 

▶ 프리코러스: 햇빛이나 달빛은 서두르는 법이 없다. 사랑은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깊어진다.

 

아침이면 내려오는 해처럼

밤이 되면 내려오는 저 달빛처럼

익숙한 듯 낯선 듯

영원히 사랑할 거야

 

▶ 코러스1: 진정한 사랑은 자연의 순환처럼 변함없이 지속된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성숙한 사랑이다.

 

때가 되면 내려오는 비처럼

밤하늘에 반짝이는 저 별빛처럼

익숙한 듯 낯선 듯

영원히 사랑할 거야

 

▶ 코러스2: 해, 달, 비, 별빛과 같은 자연 요소에 비유해서 꾸준하고 변치 않는 사랑을 표현했다.

 

■ 역설법과 2개의 기준

 

역설법이란 ‘작은 거인’처럼 모순된 표현을 통해 더 깊은 진리를 드러내는 수사법이다. ‘말이 안 되는데 말이 되는’ 역설법의 비밀은 속으로 2개의 다른 기준을 짝짓고 겉으로 생략하는 것이다. ‘작은 거인’은 신체적으로는 작지만(기준1), 능력적으로는 뛰어나다(기준2).

 

□ 낯설지 않은 길 이 길이 낯설다 _세븐틴, 「울고 싶지 않아」

 

이 길이 낯설지 않은 이유는 둘이 함께 다녔기 때문이다(기준1). 하지만 지금은 네가 없이 혼자 걷기 때문에 낯설다(기준2).

 

□ 우린 아름답고 참 슬픈 사이야 _레드벨벳, 「Psycho」

 

서로를 열렬히 사랑하므로 아름다운 사이다(기준1). 그러나 정도가 지나쳐서 서로를 구속하므로 슬픈 사이다(기준2).

 

□ 혼자 아닌 둘이라 넌 더 외롭다 했어 _매드클라운, 「착해 빠졌어」

 

둘이 함께 있으면 외롭지 않아야 한다(기준1). 그러나 바빠서 상대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면 혼자일 때보다 더 외롭다(기준2).

 

□ 날 불행하게 만드는 니가 참 좋아 날 불행하게 만드는 니가 최고야 _오반, 「불행」

 

너는 나를 외롭게 해서 불행하게 만든다(기준1). 하지만 하루를 살면 그 반을 널 찾을 정도로 좋아하므로 네가 최고다(기준2).

 

□ 그것(행복)은 어디에도 없으며 동시에 어디에나 있구나 _김하온/빈첸, 「바코드」

 

앞만 보고 달려올 때는 주위의 행복을 보지 못한다(기준1). 그러나 여유를 가지고 돌아보면 어디서나 찾을 수 있다(기준2).

 

□ 너의 사진을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 _BTS, 「봄날」

 

지금 너의 사진을 보고 있으므로 너를 보고 있다(기준1). 그러나 사진이 아닌 실제 너의 모습을 눈앞에서 보고 싶다(기준2).

 

□ 슬프도록 아름다웠던 우리 지난 날의 사랑아 _K2, 「슬프도록 아름다운」

 

‘슬프다’와 ‘아름답다’처럼 어울리지 않는 단어를 짝짓고 2개의 기준으로 의미를 부여하면 역설법이 성립한다(예: 사랑하기에 떠나신다는 그 말 _이정석, 「사랑하기에」)

 

□ 헤어져도 헤어진 적 없어 _벤, 「열애중」

 

그는 떠나갔으므로 헤어졌다(기준1). 나는 아직도 그를 사랑하므로 헤어진 적이 없다(기준2). 아아 임은 났지만 나는 임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_한용운, 「님의 침묵」

 

□ 죄송하지만 저희 회사는 22세에서 26세를 원합니다. 경력은 30년쯤 있어야 하고요

 

취업 시장의 현실을 풍자한 유머다. 회사는 젊은 신입사원을 뽑기를 원한다(기준1). 그러나 30년 경력의 달인 수준의 실력을 원한다(기준2).

 

□ 우리 집 바닥은 아래층의 천장입니다

 

층간 소음 예방 공익 광고다. 우리 집 바닥은 우리집 기준으로는 바닥이지만(기준1), 아랫집 기준으로는 천장이 된다(기준2).

 

□ 1초의 찡그림이 가장 아름다운 표정

 

헌혈을 하면 잠깐 아파서 찡그리지만(기준1), 좋은 일을 하므로 아름다운 표정이다(기준2). ‘그림’으로 라임을 넣어보자. ‘가장 아름다운 그림은 1초의 찡그림’

■ 「익숙한 듯 낯선 듯」 노래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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